부끄럽지만 성인이 되기전까지 역사를 제대로 모르고 살아왔던 대한민국의 한 사람이다.
학교를 졸업한 다음, 역사를 배우게 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역사를 접하고 배우게 되는 대부분의 시기는 학창시절이라는 말이 된다. 물론 그러지 않은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이와 비슷하다고 판단된다. 나 역시 그런 사람 중의 하나였고 성인이 되어서 하나 둘 역사서를 챙겨보게 되었다.
이번 이덕일 작가의 <근대를 말하다>를 읽으면서 그런 의문에 대한 불편한 진실이 조금씩 펼쳐지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하고 분노하게 되기도 하더라. 근현대사를 많이 다루지 않는 것은 너무 가까운 시대는 판단하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어영부영 넘어가던 역사선생님의 말씀이 문득 떠올랐다. 지금과 너무나 가까우면 더 많은 현존의 사람들이 더 많은 다양한 의견을 제시해야 할 듯한데 오히려 그 반대라니 당연히 언론의 자유로움에 한계가 있다는 말처럼 느껴지기도 했었다.
이번 책을 읽으면서 가장 관심있게 본 부분은 바로 항일 독립운동사에 대한 부분이다. 학교에서도 독립운동에 대해서는 정말 가볍게 다루어진다. 작가의 말처럼 한반도 내에 주둔한 일본군이 우리 나라를 어떻게 근대화시켰는지 그 과정에 대해서 배우고 외우고 시험을 치룬 기억밖에 없다. 그나마 일본이 우리나라에 철도를 놓았기 때문에 이만큼 발전했다거나 제대로된 측량기술을 통해서 지도를 제작한 것이 오늘날에 도움이 되었다는 말도 있었으니까..그러나 진실은 그것이 아니었다. 주와 부를 두고 눈에 보이는 부르 거대하게 부풀려 정작 우리가 알아야 하는 주를 저 밖으로 내동댕이 친 셈이라고나 할까?
항일 운동을 하기 위해 만주로 떠나는 사람들이 그려진 드라마를 보면 이들이 운동을 한다기 보다 웬지 밖으로 밀려나고 다시 돌아올 수 없고 끝난다는 느낌이 들었다. 힘들어도 국내에서 해야지..하는 생각도 들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역사의 한자락을 살펴보니 항일운동사에서 한반도를 떠나 중국 등지에서 운동을 하던 과정이 얼마나 치열하고 중요한 몫을 차지하고 있었는지 엿볼 수 있었다. 친일을 하고 작위를 수여받고 은사금을 받는 왕족이나 지식층의 이야기가 다는 아니다. 그들이 전부였다면 지금의 우리나라는 존재조차 하지 않았을 테지. 그들과 달리 자신의 전재산을 팔아 일가족이 독립운동을 위해 만주길에 오른 사람들도 있었다. 내가 알고 있던 이회영일가 외에도 석주 이상룡 일가 등이 있었다. 그들이 내놓은 전재산으로 독립운동의 근거지가 되는 무관학교를 설립하고 자립자족하면서 훈련하고 결정적 시기에는 국내에서 작전훈련을 하겠다는 강한 긍지와 믿음을 가지고 구국운동을 하던 사람들의 수가 적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왜 교과서에서 단 한줄로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끝내야 했던 것을까? 책을 읽는 내내 그부분이 가장 안타까웠다. 주는 대로 배우고 흡수하는 것이 학창시절이다. 특히 우리나라같이 입시전쟁을 치루는 경우는 교과서를 달달 외우고 그것이 평생 가는 경우도 많다. 그런 아이들에게 우리가 긍지를 가져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왜 가르치지 못한 것일까? 자료가 부족하다거나 별로 중요하지 않은 역사여서 라는 얼토당토 않은 말이 이유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면서 지금까지 배워온 것이 아닌 다른 이유에 대해서 관심을 가질때 새로운 진실을 만나게 된다는 것은 너무도 자명하다. 그동안 읽었던 책을 하나씩 살펴보면서 이제는 작가가 누구인지 그의 사관이 어떤 흐름을 타는지에까지 관심이 간다. 획일화라는 것은 편한 듯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주류와 비주류가 공존하고 다양한 의견을 내놓을 때 비로서 그를 대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생각의 깊이와 관심이 커가면서 발전이라는 것이 이루어진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사라진 근대의 진실을 말해준 이 작품이 의미있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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